조율 실력이 느는 것은..너무나도 점진적이기 때문에 체감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실력이 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모먼트가 종종 있는데, 다음과 같다.

 

1. 평균율이 제일 어렵게 느껴질 때

2. 옥타브가 제일 어렵게 느껴질 때

3. 동음이 제일 어렵게 느껴질 때

 

조율을 시작하고 평균율까지 배웠을 때,

그러니까 피아노의 부분이 아니라 전체를 조율하기 시작했을 때

그때는 평균율이 너무나 어렵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 사실이 변하지는 않는다.

평균율은 지금도 어렵다.

 

하지만 완벽하게는 아니더라도 평균율에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히기 시작하면,

(가닥이라고 하면 음.. 내 뜻대로 A37부터 E44까지 조율을 마쳤을 때

A37-E44의 완전 5도 화음이 지나치게 틀어지지 않는 수준?)

그때는 갑자기 옥타브가 어려워지기 시작한다.

인하모니시티 현상으로 인해, 옥타브가 맞다고 느껴지는 지점이 한 군데인 것은 아니다.

따라서 조율을 5년 이상 하다 보면 옥타브를 틀리게 맞추는 건 피할 수 있다.

시험으로 치면 범위 안에 들어오는.. 그 정도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1) 어느 정도의 인하모니시티를 줄 것인가

2) 모든 옥타브를 동일하게 조율할 수 있는가

이 두개가 사실 문제이다.

특히 마지막 두 옥타브에서는 맥놀이 듣기가 더욱 힘들어지며,

맥놀이가 짧아 타건을 자주 해야 하기 때문에

초고음을 반복적으로 듣다 보면 귀가 먹먹해지기도 한다.

 

옥타브도 열심히 하다 보면 가닥이 잡히긴 한다.

여기서도 하지만 아직 '완벽'이라는 단어를 쓸 수는 없을 것 같다.

 

이제 다시 어려워지는 건 동음이다.

동음이 이렇게 어려운 줄은 꿈에도 몰랐다.

처음 조율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배운 게 동음이고,

실제로 당시에 그다지 어렵다고 느끼지는 않았다.

하지만 듣는 귀가 발달하다 보면 동음의 틀어짐이 느껴지는 순간이 온다.

일반인은 구별하지 못할 정도의 차이지만,

음을 하나 딱 쳤을 때 맥놀이가 느껴지고 음이 뭉치는 느낌이 아니라 산발하는 느낌이 드는..

 

물론 중음부 기준으로 동음을 듣는 것 자체가 그렇게 어렵지는 않은데,

중요한 건 빠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도 시간만 무한으로 주면 중음부 동음 정도는 완벽하게 맞출 자신이 있다.

근데 실전에서도 뭐 대여섯 시간씩 조율할 것도 아니고

최대 두 시간 이내의 시간 동안 해내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

또, 맞춘다고 전부가 아니다.

동음에만 해당하는 건 아닌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음이 변하는 건 거스를 수 없는 일이지만

그 변화치를 최소화하는 것 역시 실력이다.

 

예를 들면 A와 B가 조율을 한다고 했을 때

조율을 마치고 난 직후에는 A의 조율이 더 좋을 수 있지만,

하루 지나고 나서 확인했을 때 A가 조율한 피아노의 음이 더 많이 변해서 B의 조율이 더 좋아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평균율, 옥타브, 동음.. 이 조율의 3요소 중에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게 변하는 순간이 있는데

그것이 실력이 늘었다는 방증이 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고음부, 저음부, 중음부'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중음부가 조율하는 게 가장 쉬울까?

아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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