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가 없다.
우리 사장은 자기가 한 말도 모르는 바보인가보다.
내가 며칠 전에 낡은 피아노 저음부 조율하다 현 끊어먹었을 때
그대 뭐라고 하셨나요?
'immer fragen'이라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때 솔직히 상당히 억울했습니다.
맹세컨대, 조율을 지금까지 6년 이상 해오면서 저음부 현을 내 실수로 끊어먹은 건 한손에 꼽는다고 확신합니다
그때도 마찬가지로 나는 기준음에 맞춰서 조율을 하고 있었을 뿐인데,
나이가 나보다도 많을 것 같은 동선이 버티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진 겁니다.
근데 개 같은 거.. 화를 불 같이 내면서 다음부터는 낡은 피아노의 저음부를 조율할 때에는 꺾이는 부분에 기름칠을 반드시 하고, 최저음부는 아예 건들지조차 말라고 하셨죠
자존심 ㅈㄴ 상하죠?
마치 '너는 아직 저음부를 조율할 능력이 안 된다'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
하지만 받아들였습니다. 왜냐?! Azubi따리이기 때문이죠
Azubi는 까라면 까야하니까요 like 이등병.
사실 Azubi인 것 자체가 문제라기 보다는
Azubi+외노자 시너지 효과로 인해 진짜로 이등병 처지와 다를 바가 없는 것이긴 하죠
근데 오늘, Hintze라는 회사의 개 쓰레기 같은, 공짜로 줘도 받을까 말까 고민할 만한 오래된 피아노를 만질 때였습니다
소프트 페달을 밟을 때 Luft가 너무 심하다고 내가 분명히 지난주에 보고 했고,
자세히도 아니고 대충 보더니 'die Feder fehlt'라고 했죠?
하지만 댐퍼 페달은 Feder가 없었음에도 아주 작동이 잘 되었기 때문에 당시에도 개소리라는 걸 알고있었습니다.
근데 오늘 전혀 다른 말을 하더군요.
당연한 일입니다. 오늘은 자세히 들여다 봤으니까 Feder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죠
해결 방안으로 페달 나사를 더 감으라고 하셨죠. 저도 알고 있었습니다.
근데 페달 나사는 이미 많이 감겨서 나사산이 없는 곳까지 감긴 상태였고, 따라서 더 감을 수가 없었습니다.
나도 짬을 나름 먹었고, 여기까진 예상했던 시나리오인데, 그 다음은 예상을 못 했네요?
나사를 더 감으라고 해서 더 감을 수가 없다고 하니까,
갑자기 급발진했죠? like H Auto
우리 사장은 화가 많습니다. 아니 그냥 원래 말투가 그래요, 근데 찐으로 화나면 더 격앙돼서 말을 하죠
페달 나사 아래에 Filz를 끼워서 Luft를 없애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immer denken, überlegen!! ㅇㅈㄹ을 하는데
와... 그땐 진짜 할 말을 잃었죠?
마치 10년 전 나의 군생활이 오버랩 되죠?
확실하게 하기 위해 물어보면 그것도 모르냐고 하고,
스스로 판단해서 하면 임의판단 하지 말고 항상 물어보라고 하고
아주 개! 같습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죠??
내년 11월 30일까지 쥐 죽은 듯 사려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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