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은, 와타시의 eigene Meinung이다)
여기서 말하는 체력은 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조율을 하는 두 시간 정도를 서서 버틸 수 있는 체력이고
두 번째는 귀의 내구성이다.
특히 두 번째가 중요한데,
조율을 하다보면 귀가 맛이 간다.
설사 조율을 끝마칠 때까지 귀가 잘 버텨줘서 고음부의 맥놀이까지 무난하게 들었다고 하더라도
그게 끝은 아니다.
조율을 마친 후에도 피아노의 음색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게 지금 안 된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나름 짬도 먹고 해서
이제 고음부 맥놀이까지 완벽하게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틀리지는 않게 들을 수 있게 되었는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조율을 마치고 나면 피아노 소리가 피아노 소리로 안 느껴진다.
설명하기가 쉽지는 않은데, 마치 .. 피아노라는 건 인지하지만 이게 좋은 음색인지 밝은 음색인지 어두운 음색인지..
이런 걸 느끼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정음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제대로 된 조율이다.
일단 음이 맞고 봐야 그 피아노의 음색을 제대로 들을 수 있기 때문인데,
이래서는 안 된다.
물론 아직 그 정도 급은 아니지만, 결국엔 그 지점을 바라보고 가는 거니까
중요한 건, 조금은 힘을 빼고 조율하는 것이다.
힘을 빼라는 게 늘어져서 대충 하라는 게 아니라(맞을 수도..?)
능력의 100%를 안 썼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고음부 맥놀이 잘 듣겠다고 현 가까이까지 얼굴 처박고 조율하지 말고..(내 얘기다)
이러면 조율은 어떻게 되긴 되는데, 귀가 아주 얼얼한 게 영 기부니가 좋지 않다.
그래서 요즘은 가끔씩 맥놀이를 신경 쓰기보다는 음 그 자체를 들으며 조율하기도 한다.
사실 이 역시 엄밀히 따지면 맥놀이를 듣는 건데, 듣는다기 보다는 '맥놀이를 느낀다'라는 표현을 하고 싶다
음을 최대한 멀리서 느끼며 맥놀이가 사라지는 지점에서 핀을 멈추게 하는 그런 것이다.
지금은 조율하는데 100%를 써야 겨우 들을만한 정도지만,
나중에는 50%만 써도 듣기 좋은 조율을 할 수 있기를..
난 사실 잘하고 있다.
멈추지만 않으면 된다.
(조율 수업에서 Note 3.9를 받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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