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예약한 자리.. 대망의 날이 왔다.
정말 중요한 날이고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무려 한 시간이나 일찍 도착했다.
대사관은 서울역 9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보이는 서울스퀘어의 8층에 위치하고 있었다.
건물 앞에 곰돌이가 있다. 이것도 뭐 이름이 있었는데 찾아보기는 귀찮..
시간도 많겠다 건물 1층에 있는 투썸플레이스에 가서 망고 프라페를 사 먹었다.
나름 분위기를 느끼며 인싸인 척을 하고 싶었는데, 쉽지 않았다.
망고 프라페는 너무나 시었고, 에어컨 빵빵한 데서 프라페를 먹고 있으니 넘나 추웠다.
그래서 대충 반 정도만 먹고 나왔다.
시간은 많이 남았는데 근처에 할 것도 없고 해서 걍 일단 들어가 보기로 했다.
안내 데스크에다가 신분증을 맡기고 서류에 뭐 이것저것 쓰니까 출입 카드를 주셨다.
출입 카드가 있어야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다.
독일 대사관은 8층. 가보니 나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그럼 그 많던 예약은 다 어디로 간 거지..?
어쩌면 애초에 자리가 없는 걸 수도..
안에는 전자기기라든가 기타 쓸데없는 짐은 가져갈 수 없다.
락커 키를 받아가지고 락커에 짐을 넣어야 한다. 뭐가 필요하고 뭐가 필요 없는지 잘 생각해서 꺼낼 건 꺼내야 한다.
필요한 건 준비해 간 서류들, 여권, 돈(비자 발급 수수료). 이 정도? 혹시 몰라서 볼펜을 들고 가긴 했는데 안에 이미 쓸 수 있는 볼펜이 구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공항 검색대 마냥 생긴 게 있는데 그게 마지막 관문이다. 무사히 통과 후 안으로 진입 성공.
내 예약은 오후 3시 15분이었고 그때가 2시 40분쯤이었는데 기다리려고 소파에 앉으니 거기 담당자께서 걍 오란다.
이럴 줄 알았으면 카페를 괜히 갔네.
일단 서류를 한 부씩 나누어 놓아야 하는데, 난 애초에 나눠서 갔기 때문에 수고를 덜었다.
담당자와 나 사이에는 벽이 가로막고 있었다. 마치 수감자와 면회자 같았다.
뭐 특별히 물어보는 건 없고, 달라는 서류 째깍째깍 넘겨주면 된다.
다만 비자 신청서는 굉장히 많은 지적을 받았는데, 비자 신청서 관련 포스팅을 쓸 때 자세히 써볼 예정.
그래도 이런 걸로 빠꾸 시키진 않고 고쳐야 할 부분을 알려주신다. 한 부는 그분이 고치고 그분 거 보고 나머지 한 부 내가 고쳤다.
중간에 무슨 서류를 두 부 주면서 날짜 쓰고 서명하라고 한다. 뭔지는 모르겠고 그냥 하라고 해서 했다.
보험은 '마비스타'의 보험을 들었는데, 빠꾸 먹었다. 보장 금액이 명확하게 나와있지 않다고 한다. 속으로 뭔 개소린가 했지만, 깝치다가 그분 수틀리면 비자 발급을 안 해줄 수도 있으니 알겠다고 했다. 그분 말씀으로는 한국 보험 많이들 드신다고 한국 보험으로 알아보라고 하셨다.
비자 발급 수수료 75유로를 내면 거의 끝. 75유로는 당일 환율로 계산하여 한화로 내야 한다. 오늘은 101,600원 나왔다. 거스름돈을 안 준다는 말을 어디서 들어서 일부러 여유 있게 102,000원을 가져갔다. 내야 할 금액을 듣고 400원 날렸다 싶었는데 거스름돈을 주네? 다행이었다.
여기까지 하면 A4용지로 된 영수증을 하나 주신다. 그럼 끝!
(참고 : 여권은 안 돌려준다. 비자 찾을 때 주는 듯)
후기 - 담당자께서 대놓고 불친절하거나 그런 건 아닌데 그렇다고 친절한 것도 아니다. 좋게 말하면 살짝 시크하고 안 좋게 말하면 고압적이다. 내가 쫄보라 그렇게 느낀 걸 수도.. 뭔가 분위기가 말에 토 달았다간 비자 발급을 거부당할 것 같아서 고분고분 다 시키는 대로 했다 ㅎㅎ 안전하게 가야지
보험을 빠꾸 먹긴 했지만 일단 접수는 되었고 다른 보험 가입한 다음 계약서를 메일로 보내달라고 하셨다.
다음 방문 일자는 8월 11일 오후 4시다. 끝날 때 영수증을 주시는데 그 영수증과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1층에서 출입증 받을 때도 신분증이 필요하니 총 두 개의 신분증이 필요할 것 같다. 다른 블로그에서 후기를 보니까 신분증이 하나밖에 없어서 1층 안내데스크에서 신용카드를 맡겼다는 분도 계시던데, 난 안전하게 갈란다. 혹시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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